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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속 화려한 삶에 흔들릴 때, 내 중심을 지키는 자존감

5070
5070 편집팀
2026년 7월 11일
SNS 속 화려한 삶에 흔들릴 때, 내 중심을 지키는 자존감
사진은 본문과 연관 없음.

밤늦게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워, 습관처럼 휴대폰을 켜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화면에는 누군가의 근사한 여행 사진, 손주 돌잔치, 새로 단장한 거실이 줄지어 지나갑니다. 다들 저렇게 환하게 사는 것 같은데 내 하루만 유독 밋밋했나 싶어, 괜히 마음이 한 뼘쯤 내려앉습니다. 예전에는 없던 풍경입니다. 이웃의 사정을 이렇게 낱낱이, 그것도 가장 좋은 순간만 골라 보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입니다. 그 작은 화면 앞에서 소리 없이 흔들리는 것이 바로 자존감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마음이 단단해질 것 같지만, 환한 화면 앞에서는 예순, 일흔의 하루도 문득 작아지곤 합니다.

환한 화면 앞에서 자꾸 작아지던 마음

예를 들어, 오랜만에 나간 동창 모임에서 한 친구가 자녀의 해외 근무 소식과 새로 옮긴 넓은 집 이야기를 꺼냅니다.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과는 별개로,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어쩐지 내 살림살이가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무엇 하나 크게 부족한 것이 없는데도 자꾸 남의 잣대로 내 삶을 재게 됩니다.

이런 마음도 있습니다. SNS(사진과 소식을 나누는 온라인 공간)에서 또래 이웃이 매주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난 사진을 올립니다. 그 사진을 보고 나면 평온하던 내 하루가 유난히 심심하고 어딘가 뒤처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손주 사진 아래 달린 칭찬 댓글을 세어 보다가, 우리 집 소식은 왜 이리 조용한가 싶어 마음이 서운해지기도 합니다.

젊을 때는 옆집과 견주는 일이 살림살이나 자식 문제에 머물렀다면, 요즘은 화면을 넘기는 몇 초 사이에 수십 명의 좋은 순간이 한꺼번에 밀려듭니다.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사람, 손주와 함께 해외로 나들이를 다녀온 사람, 예순이 넘어 새 취미로 상을 받았다는 사람. 그 틈에서 내 하루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조용하게만 느껴집니다.

곰곰이 들여다보면, 우리가 화면에서 보는 것은 그 사람의 가장 환한 한 장면입니다. 고르고 골라 올린 사진 한 장일 뿐, 그 뒤의 지친 저녁이나 쉽게 말 못 할 걱정까지 담겨 있지는 않습니다. 사진은 자랑하고 싶은 순간을 담기 마련이지, 힘든 순간을 굳이 담지는 않습니다. 남의 잘 꾸민 앞모습과 내 부산한 뒷모습을 나란히 놓고 견주니, 어느 쪽이든 내 편이 초라해 보이기 마련입니다. 애초에 견줄 수 없는 것을 견주고 있었던 셈입니다.

비교를 멈추니 비로소 보이는 내 자리

그 사실을 한 번 알아차린 뒤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화면 속 삶이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라 잘 편집된 한 조각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흔들리던 마음도 천천히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분은 잠들기 전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대신, 그날 좋았던 일 한 가지를 가만히 떠올려 본다고 합니다. 손수 끓인 국이 유난히 맛있게 됐던 일, 오랜 친구와 통화하며 한참 웃었던 일처럼 대단할 것 없는 순간들입니다. 그런 작은 장면을 하나씩 세어 보는 사이, 내 하루에도 나름의 온기가 있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옵니다.

굳이 견주어야 한다면 남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 견주어 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지난달보다 조금 더 자주 걸었다면, 서먹하던 이웃과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면, 그것으로 이미 나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남의 속도가 아니라 내 걸음의 방향을 보는 눈이 마음을 지켜 줍니다.

예를 들어 오랜만에 열어 본 단체 대화방에서 동창들의 화려한 여행 사진이 줄지어 올라와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는 분이 계십니다. 그런데 문득 저 사진 역시 여러 날 가운데 가장 좋았던 한때를 골라 올린 것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자, 슬며시 휴대폰을 내려놓게 되더랍니다. 그러고는 마침 창으로 드는 햇살과 식탁 위 따뜻한 찻잔으로 눈을 돌리니, 흔들리던 마음이 그 잠깐 사이에 다시 제자리를 찾더라는 것입니다.

SNS를 아예 끊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멀리 사는 손주의 얼굴을 보고 반가운 소식을 나누는, 고마운 창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 창을 통해 나를 깎아내리기 시작할 때는 잠시 화면을 덮고 숨을 고르면 됩니다. 도구를 탓할 일도, 나를 탓할 일도 아닙니다.

자존감이라는 말은 거창해 보이지만, 실은 나를 남과 견주지 않고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에 가깝습니다. 남보다 나은 점을 찾아 안심하는 것이 아니라, 남과 다르더라도 내 삶에는 내 삶의 결이 있다고 여기는 태도입니다. 내 중심을 잡는다는 것은 남보다 앞서겠다는 다짐이 아니라, 내 기준을 내 안에 두는 일에 가깝습니다. 휴대폰을 잠시 내려놓고 내가 오늘 무엇을 소중히 여겼는지에 눈을 돌릴 때, 비교로 헐거워졌던 마음이 다시 단단해집니다.

두 자리를 한데 놓고 보면, 흔들림이 찾아온 순간마다 어김없이 비교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비교를 잠시 멈춘 자리에서 마음은 조금씩 제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자존감은 남이 매겨 주는 점수가 아니라 내가 나를 바라보는 눈길에서 자라납니다. 오늘 밤에도 환한 사진이 마음을 흔들려 하거든, 그 사진 너머에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저마다의 뒷모습이 있다는 것을 가만히 떠올려 보시면 어떨까요. 애써 견주지 않아도, 당신의 하루는 이미 당신의 자리에서 충분합니다.

다만 비교에서 오는 마음의 무게가 오래 이어져 잠자리와 일상까지 힘들게 한다면, 혼자 견디기보다 가까운 상담 기관이나 정신건강의학과의 도움을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극심한 우울감이나 위기 생각이 들 때는 자살예방 상담 109, 정신건강 위기상담 1577-0199로 언제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면책 사항

의학·법률·금융 주제는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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